왜 나는 ATOM 2.0에 찬성하는가
#변화하거나, 도태되거나
오늘은 고통스러운 한 주의 즐거운 일요일이다. 나는 딱히 SBF에 대해선 굳이 더 얘기하고 싶지 않다. 얼마나 SBF 사태가 심각하고, 전체 산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은 벌써 진부하고 피로하다. 개인적으로 SBF 사태만큼이나 피로한 이슈가 하나 있는데, 바로 ATOM 2.0이다.
Disclaimer
- 해당 글은 그 어떤 단체의 의견을 대변하지 않고, 오로지 나 자신의 의견을 나타낸다.
- 이 글은 중립적이지 않다. 내 취향, 의견이 120% 담긴 글이다.
- ATOM 2.0에 대해서 모든 것을 마스터하지도 않았고, 마치 내가 그런 뒤에 솔로몬이 된 것처럼 얘기하고 싶지 않다. 나는 단지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다.
- 하지만, 나는 ATOM 2.0에 대해서 엄청 봤다고 개인적으로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봤다. 솔직히 투표를 한 사람들 중에서 제대로 백서를 읽은 사람의 수는 얼마나 될까?
- 이 글은 Jae Kwon이 제안한 ATOM ONE에 대해선 다루지 않는다. 다루지 않는 이유는 그에 대해서 코멘트를 달 정도로 살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고한 자료
: 백서의 처음 버전, 수정 1, 수정 2 버전
: 커뮤니티 대표 2명과 ATOM 2.0 백서 co-writer들이 함께 토론
: Chorus One CEO의 ATOM 2.0에 대한 생각
#59 Cosmos Hub: Unravelling ATOM 2.0 with Sam Hart
: Chorus One에서 진행한 ATOM 2.0 co-writer Sam Hart와 진행한 팟캐스트
: 백서 v1.1과 함께 공개된 charter
ATOM ONE vs. ATOM 2.0 Discussion | Cosmos ATOM with Jae Kwon, Zaki Manian & Osmosis' Sunny Aggarwal
: Zaki, Jae Kwon, Sunny가 함께 이야기하는 ATOM ONE & 2.0
Atom 2.0 Concerns with Sam Hart
: Don Cryptonium과 Sam Hart가 나누는 이야기
: Jack과 Citadel의 CEO Anton Pavlutsky가 나누는 이야기
ATOM 2.0 개요
ATOM 2.0은 기존에 코스모스 허브 생태계에 기여해온 몇 명이 새로운 코스모스 허브의 방향성을 제시하려는 목적으로 작성한 제안서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기존의 코스모스 허브는 인터체인 생태계의 기초(ex: IBC)를 만드는데 집중하였다. 이제는 코스모스 허브가 인터체인 생태계의 성장과 함께 성장할 때이다.
- ICS(Interchain Security) & LS(Liquid Staking)은 ATOM 2.0과 별개로 점차 인터체인 생태계에 녹아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서 기존의 통화량 정책을 변화할 필요가 있다.
- 어떻게 하면, 코스모스 허브가 인터체인 생태계의 성장을 촉진하면서도, 거기서 가치를 획득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 Interchain Allcoator와 Interchain Scheduler로 이루어진 flywheel을 제안한다.
- 마지막으로 기존의 informal한 일처리 구조를 아예 formal하게 만드는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을 제안하였다.
아 참고로 나의 ATOM 2.0에 대한 의견은 YES이다. 나는 ATOM 2.0 및 82번 안건에 대해서 찬성하는 입장을 가진다.
주된 오해
ATOM 2.0이 LS(Liquid Staking)의 위험을 높인다.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LS는 ATOM 2.0의 도입과 전혀 무관하다. 대신 LS는 ATOM 2.0에서 제안된 통화량 변경이 필요한 이유이다.
LS의 위험은 LS 프로토콜들이 늘어남에 따라서 증가할 것이다. 이미 stride는 서비스를 시작하였고, 곧 Quicksilver, Lido, Supernova와 같은 LS 프로토콜들이 등장하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들이 LS 프로토콜들을 쓸 것이고, 그러면 LS의 리스크가 증가할 것이다.
ATOM 2.0은 허브 미니멀리즘 기조를 해친다.
역시 사실이 아니다. Atom 2.0에 새롭게 추가되는 Interchain Allocator & Interchain Scheduler는 customer chain의 형태로 deploy될 것이기 때문에, 허브 그 자체에는 리스크 벡터로써 작용하지 않는다.(출처 | 해당 팟캐스트 14:25)
44M의 추가 토큰 발행이 확정적으로 ATOM 홀더들의 dilution을 일으킨다.
treasury로 발행되는 4M씩 10번의 ATOM 발행은 매번 발행하기 전에 커뮤니티의 투표를 필요로 한다. 이말은 곧, 막상 그때 가서 필요없으면, 온체인 투표로 거부하면 된다는 것을 의미로 한다.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에 관하여
거버넌스 모델에 대하여 조금 자세히 알아보자.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의 목적은 기존의 코스모스 허브 일처리 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기존 코스모스 허브 펀딩 방식의 문제점
현재 코스모스 허브의 펀딩 방식은 두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ICF에 의하여 진행되는 개발 생태계
코어 팀들끼리만 서로 진행 상황과 정보들을 공유하기 때문에 ATOM 홀더들은 어떤 일이 얼만큼 펀딩되어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가 없다.
온체인 제안을 통한 커뮤니티 풀 지원 ex: Prop 72 : Neutron 펀딩
이 경우, 온체인 제안이 통과된 이후에 ATOM 홀더들이 해당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온체인 제안이 통과되면, 소수의 개인들로 이루어진 multi-sig에 의하여 관리되기 때문에, 역시 ATOM 홀더들이 관여할 수 없다.
Cosmos Council과 Cosmos Council
Cosmos Council은 DAO의 형태인데, 코스모스 허브에 공익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면서, 코스모스 허브의 지원을 받는 특별한 DAO라고 할 수 있다. 어떤 DAO가 Cosmos Council이 되려면, 온체인 제안을 올려서, ATOM 홀더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Cosmos Assembly는 각 Cosmos Council들의 대표들로 이루어져 있고, 장기적인 코스모스 허브의 우선순위, 예산 등을 계획하는 역할을 맡는다. 위 프레임워크에서 알 수 있듯이, ATOM 홀더들은 모든 Cosmos Assembly의 결정에 대해서 거부권(veto)를 행사할 수 있다.
초기 Cosmos Assembly의 형태
초기 Cosmos Assembly는 Community Council과 Bootstrap Council로 이루어진 양원제라고 볼 수 있다.
Community Council
Community Council은 ATOM 홀더들의 관점을 대변하여서 다른 Council들을 감독하고, 피드백하는 역할을 맡는다.
Bootstrap Council
Bootstrap Council은 코어 개발자들과 기여자들로 이루어져서, 백서에 나온 여러 기능들을 실행하기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일시적인 형태의 Council이다. Bootstrap Council을 통하여 여러 Council들이 생겨나고, 첫번째 Assembly의 연간 예산 제안 때 까지만 존재할 예정이다. (초기 Bootstrap Council이 기존에 ICF나 Zaki와 같이 기존의 ATOM 2.0 기여자들로 이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렇게 되어도, Community Council의 존재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견제할 수 있다.)
ATOM 홀더들의 파워
- 일단 어떤 단체가 Cosmos Council로써 활동하려면, 온체인 제안을 통해 ATOM 홀더들의 과반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 제안에는 해당 단체가 기존에 어떠한 활동을 해왔고, 코스모스 허브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아서 어떻게 계획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담아야 할 것이다.
- 만약, 어떤 Council에서 일을 제대로 안하는 것 같다면, ATOM 홀더들은 투표를 통하여 해당 Council의 off-borading을 진행할 수 있다.
- Cosmos Assembly의 결정을 veto(거부)할 수 있다.
다만, 어떤 Council의 특정 멤버를 제외시킬 수는 할 수 없는데, 이는 ATOM 홀더들이 Council의 day to day activies에 과하게 간섭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Council 내에서 투표를 통해 어떤 멤버를 제외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결론
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은 코스모스 허브를 중앙화시키지 않는다. 아예 평평한 거버넌스에 체계를 도입하여서 효율성을 챙김과 동시에 최종적인 칼자루는 여전히 ATOM 홀더들에게 부여하면서, Council이나 Assembly가 함부로 못하도록 한다.
(내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ATOM 2.0을 반대하는 대표적인 이유
왜 이렇게 급진적이야
ATOM 2.0에서 제안된 변화가 기존의 코스모스 허브의 기조와 너무달라져서 싫다는 사람들이 많다. 존중한다. 하지만, 이제는 변화하거나, 도태되거나이다.
‘지금 상태도 괜찮은데, 굳이 변화를 통해 리스크를 질 이유가 있냐’라는 마인드셋은 딱 도태되어서 역사책의 한페이지로써 등장하기에 적합하다. 사실 지금 상태가 정말로 괜찮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겟지만, $ATOM이 value accural(가치 축적)을 못하는 것은 옆집 할머니 손자가 키우는 치와와도 알 정도로 널리 알려진 공공연한 사실이다.
한 명의 ATOM 홀더로써 나는 $ATOM이 인터체인 생태계의 성장과 비례하여서 어떤 가치를 축적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도입하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ATOM 2.0에서 등장하는 Interchain Allocator & Interchain Scheduler의 flywheel이 나는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이걸 다 묶어서 표결할 이유가 있나, 하나씩 나눠서 하자
ATOM 2.0 백서에서 나온 내용들을 다 독립적인 안건들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통화 정책 변경, Interchain Scheduler & Allocator, 그리고 거버넌스 모델이 서로 연관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묶어서 하나의 안건으로써 표결하는 것보다, 각각 다 나눠서 투표에 부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의견도 존중한다.
하지만, 세부 사항에 들어가기 전에, 코스모스 허브라는 공동체로써 우리는 큰 비전에 서로 어느정도 합의할 필요가 있다. 82번 안건과 새로운 ATOM 2.0 문서가 가지는 의의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서로 동의할 수 있는 어떠한 큰 그림을 가지고 가는 것은 그 안에 그림을 채워나가기 전에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일이다.
또한, ATOM 2.0 홀더들이 이야기하였듯이, 82번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그 세부사항들에 대해서 각각 커뮤니티의 의견을 모아서, 새로 온체인 투표에 부칠 것이기 때문에,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니네들이 다 해먹을려고 이러는거지
뭐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몇몇 사람들은 이 제안을 통해서 특정 인물들(ATOM 2.0 작성자)이 코스모스 허브를 집어삼키려는 시도로써 보기도 하는 것 같다. 사실 그럴 수도 있다. 나도 모른다. 근데, 나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코스모스 생태계는 어떻게 보면 가장 탈중앙화된 거버넌스를 가진 L1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정말 많은 장점이 있지만, 단점으로썬 그 누구도 굳이 총대를 맬 인센티브를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과연 Zaki나 Sam Hart와 같은 사람들이 ATOM 2.0을 제안하지 않았다면, 그 누가 코스모스 허브에 변화를 제안하고, 방향성을 제시하였을까? 커뮤니티? 밸리데이터? 잘 모르겠다. 누군가는 총대를 매야했고, 누군가는 변화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해야만 했다. 나는 그러한 노력과 헌신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정말 불순한 의도가 ATOM 2.0 뒤에 있다라면, 내가 틀린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이 사람들이 굳이 총대를 매가면서, 코스모스 허브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반대표를 던지고 싶지 않다. 만약, ATOM 2.0이 부결되어서, 코스모스 허브에 방향성을 제시할 사람들이 이제 굳이 코스모스 허브에 헌신할 동기와 이유를 잃는다면, 우리는 누구를 탓할 것인가?
단순한 시그널 안건, 그 이상이다.
이 주장에 대해선 딱히 할말이 없다. 만약, 해당 안건이 단순히 시그널 이상의 어떤 강제성을 가질 것이 두려워서 No를 한다면, 존중한다. 하지만, 역시 변화하거나, 도태되거나이다. 리스크를 지기가 무서워서 변화하기를 거부한다면, 도태될 것이다.
내가 싫은 것
어디 한번 얘기해봐
무한도전의 명작 무한상사 에피소드 중에 점심 메뉴 고르는 것을 정과정에게 시키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정과장은 약 20개의 점심 메뉴 후보를 내놓는데, 그 주위에 앉은 멤버들은 의견을 제시하지도 않으면서, 정과장의 의견에 대해서 이유를 들어서 반대하기만 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점심 메뉴란 있을 수 없다. 누구는 이래서 싫고, 누구는 저래서 싫고, 거부할 수 있는 이유는 백만가지 정도가 존재한다. 우리는 의견을 내는 사람의 용기와 헌신에 대해서 존중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단지 양팔을 꼬고 ‘자 어디 한번 얘기해봐’라는 자세로, ‘이거는 좋은데 저거는 싫어, 다시 해와’라는 말은 전혀 생산적이지 못하다. 그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프레임 싸움으로 끌고 가기
ATOM 2.0 안건에 NowithVeto를 한 사람 중에 ATOM 2.0 문서와 Charter를 ‘실제로’ 읽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진심으로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어떤 새로운 이벤트를 마주하였을 때, 이를 기존에 우리에게 친숙한 프레임 형태로 가져오려는 경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떤 문신 많은 아저씨와 노인이 교통사고를 낸 현장을 지나가면서 목격했다고 하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우리 머릿속에는 가해자는 아저씨, 피해자는 노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그게 우리에게 친숙한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살펴보면, 노인이 실제로 차 사고를 냈을 수도 있는 것이다.
ATOM 2.0을 마치 부패한 중앙집권화된 권력을 상대로한 민중들의 유쾌한 반란처럼 보는 사람이 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소수의 ATOM 2.0 작성자들이 내놓은 코스모스 허브 집어삼키기 계획에서, NoWithVeto를 던지는 것이 이를 막는 정의로운 일이라고 단지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 ATOM 2.0 문서와 Charter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No나 NoWithVeto를 던지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이고, 의견이기 때문에 120% 존중하지만, 단지 몇몇 트윗이나 생각을 대충보고, 이것을 내가 기존에 익숙한 프레임으로 가져와서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어쩌라고
사실 이미 82번 안건은 거부될 확률이 99%이다. 코스모스 허브의 온체인 거버넌스 특성 상 NoWithVeto(거부권을 포함한 반대)의 비율이 33.33%를 넘으면, 찬성의 비율과 상관없이 안건이 통과된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이미 NoWithVeto의 비율이 32.78%이기 때문에, 몇명만 더 NoWithVeto를 한다면, 해당 안건은 거부된다.
사실 해당 안건이 거부되거나, 통과되어도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0이다. 안건이 통과되어도, 실제로 해당 내용들이 실행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안건이 거부되어도, 커뮤니티의 의견을 반영한 새로운 방향성을 누가 제시할 것이다.(아마도?)
하지만, 나는 코스모스의 한국 커뮤니티, 혹은 밸리데이터들의 의견이 대부분 No 혹은 NoWithVeto로 쏠리는 것을 보고, 이 글을 작성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적어도 누군가는 반대 의견을 내줘야하지 않겠는가? 또한, 내 생각인데 자유롭게 말할 권리 정도는 있는 것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 모든 $ATOM 홀더들이 적어도 82번 안건에 대해서만이라도 단순히 밸리데이터들에게 표를 위임하지 않고, 직접 투표에 참여할 것을 강력히 권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YES, NO, NoWithVeto 어떤 것을 원하든, 밸리데이터와 의견이 다르다면, 꼭 직접 투표를 해서 그 결정을 덮어쓰기를 바란다.